경영학의 발전은 지역마다 다른 철학과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전개되었습니다. 특히 서양과 동양의 경영학자들은 각각의 문화와 가치관을 반영한 이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략 중심의 서양 경영학자들과 철학 중심의 동양 경영학자들의 관점을 비교하며, 그 차이가 실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봅니다. 글로벌 시대에 양쪽의 시각을 균형 있게 이해하는 것이 경영자에게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전략 중심 서양 경영학자들의 접근 방식
서양의 경영학자들은 주로 경쟁 전략, 효율성, 분석 기반의 의사결정을 중심으로 경영을 이해해왔습니다. 대표적인 학자인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산업 내 경쟁구조 분석”을 통해 기업이 경쟁우위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를 체계화했습니다. 포터의 5가지 경쟁요인 이론은 오늘날에도 많은 MBA 과정에서 기본 이론으로 다뤄질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경영을 '성과 달성'과 '목표 지향'의 도구로 보며 조직 내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리더는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서양 학자들은 경영을 과학적이고 측정 가능한 프로세스로 접근하며, 효율성과 수익 극대화를 핵심 목표로 설정합니다. 서양 경영학의 핵심은 "분석을 통한 최적화"입니다. 목표는 분명하고, 전략은 철저히 수립되며, 데이터에 근거한 결정을 통해 예측 가능한 결과를 추구합니다. 이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의 기업 활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철학 중심 동양 경영학자들의 접근 방식
반면, 동양의 경영학자들은 경영을 단순한 수익 창출 도구가 아닌, 사람과 관계 중심의 공동체적 시스템으로 인식합니다. 일본의 경영학자 노나카 이쿠지로(Nonaka Ikujiro)는 암묵지(tacit knowledge)와 형식지(explicit knowledge)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 내 지식이 창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지식경영 이론으로, 기업 문화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간주합니다. 또한 이타미 히로유키(Itami Hiroyuki)는 ‘보이지 않는 자산(invisible assets)’의 개념을 제시하며, 기업의 브랜드 가치, 신뢰, 조직문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경영에서 정성적인 요소와 인간적 가치가 중요하다고 보았고, 특히 장기적 시각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동양 경영학은 유교적 가치관(예: 상하 질서, 공동체 의식, 책임감)과 연결되며, 철학적 사유와 인간 존중이 중심에 있습니다. 분석보다는 ‘조화’, 경쟁보다는 ‘상생’을 강조하며, 조직이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론 차이에서 나타나는 실무적 영향
서양 경영학자들의 이론은 신속한 의사결정, 명확한 성과 지표, 구조화된 전략 수립에 강점을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자 하는 기업에게는 이런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기술 중심 기업은 포터나 드러커의 이론을 토대로 시장 진입 전략을 수립하고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동양의 접근 방식은 조직 안정성, 장기적인 신뢰 구축, 내부 인재 육성에 적합합니다. 급속한 변화보다는 점진적 개선(카이젠), 조직 내 지식의 공유와 협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적합한 철학입니다. 일본 대기업들이 ‘평생고용’, ‘호렌소(보고, 연락, 상의)’ 문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기업문화, 리더십 스타일, 인재관리 방식 등 실무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서양은 인센티브 중심의 동기부여를 중시하지만, 동양은 신뢰 기반의 장기적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서양과 동양의 경영학자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기반에서 경영을 해석해 왔으며, 각각의 접근 방식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양의 분석적이고 전략 중심적인 사고는 빠른 성장과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고, 동양의 철학적이고 사람 중심적인 접근은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따라서 현대 경영 환경에서는 이 두 가지 관점을 모두 이해하고, 융합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리더는 단순히 전략을 짜는 분석가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조직문화를 설계하는 철학자이기도 해야 합니다. 경영에 정답은 없지만, 더 나은 결정을 위해 다양한 시각을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